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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복어가 전지현을 이겼다?' 전 세계 광고인들 격찬
작성자 김창해
날짜 2007.11.22
조회수 13,501
류남길 동문, 칸 광고제 이어 런던광고제 위너상 수상
빅 스타 없이 창의성만으로 승부, 전 세계 광고인들 주목

세계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2007 칸 광고제> 옥외부문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던 류남길 동문(국어국문학 93년졸)이 이번엔 런던광고제 옥외부문 '위너(Winner)' 상을 받았다.

복어가 츄파춥스를 입에 물고 있는 모습을 츄파춥스의 동그란 원 모양으로 위트있게 표현했던 이 광고는 지난 6월 칸 광고제에서 심사위원의 폭소를 유발하며 격찬 받은 바 있다.(단국대 홈페이지 뉴스 2007년 7월 5일 소개)

조선일보는 11월 23일자 보도에서 "복어가 전지현을 이겼다?"라며, 스타보다는 창의성에 무게를 둔 류남길 동문의 기획의도를 조명했다. 조선일보는 "한국 광고는 늘 전지현, 이효리, 장동건 등 인기 스타들의 무대이지만 오히려 국제무대에서는 스타보다는 창의성을 주목"한다며, "최근 전 세계 광고 전문가의 눈을 사로잡은 한국 광고의 주인공은 인기 스타가 아니라 개구리와 복어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런던광고제 출품작 1만8000여개 중 수상작은 1% 미만이며, 한국 출품작이 수상한 것은 지난 99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류남길 동문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케팅의 최전선에 있는 광고는 효율성의 경쟁이 돼야 한다"면서 "우리가 출품한 광고는 빅 모델을 쓰지 않고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홍보팀에서는 류남길 동문의 수상과 관련해 대학 소식지 [i-단국](2007 가을호)에 류남길 동문을 소개한 바 있다. 작품의 아이디어와 출품 이유, 후배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정리해 보았다.

- 수상작의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배경이 있다면?

팀원들과 아이데이션 중에 “우리 제품이 동그랗잖아요. 이 둥근 이미지를 활용하면 어떨까요?”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축구공, 사과나 포도, 동물 중에서는 개구리나 복어 등을 생각해보다가 아! 복어다 싶었어요. ‘복어는 동그랗다’라는 고정관념에 살짝 따귀를 때려보면 어떨까?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비록 단 한 줄의 카피도 없지만 기발한 이미지와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 복어 이미지가 굉장히 리얼리티한데, 그래픽 작업에 힘든 부분은 없었나요?

츄파춥스를 먹고 있는 복어의 표정연출이 어려웠어요. 너무 맛있어서 살짝 웃고 있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었거든요. 그렇다고 복어에게 “어이, 츄파춥스 하나 줄까?”하고 꼬셔서 그 틈에 사진을 찍을 수도 없고 말이죠. 어려운 속에서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 아트디렉터 박성하씨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칸 광고제 수상부문이 ‘옥외광고’인데 옥외광고에 출품한 이유가 있으신지?

옥외광고는 4대 매체의 제한된 틀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더욱 다양하고 입체적인 그리고 강력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크리에이터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미디어이자 새로운 시도가 가능한 기회의 장이라고 판단됩니다. 헤라클레스처럼 고가도로를 우뚝 받치고 서있는 ‘에너자이저 맨’이나 태양열 발전과 공익적 아이디어로 이번 칸에서 옥외부문 그랑프리를 움켜쥔 ‘네드은행’처럼 말입니다.

- 지향하는 광고의 방향성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2007년, 칸은 또 한 번의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평면적인 미디어, 평면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상식의 파괴라는 도도한 흐름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고, 그에 더해 ‘환경의 공익성’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급격한 칸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과연 앞으로의 광고 방향성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예측 가능한 것은 미래에도 뉴미디어의 대두와 기존 매체의 붕괴, 미디어의 영역과 개념에 대한 해체와 재결합이라는 큰 흐름은 가속ㆍ지속될 것이며, 고정관념과 상식의 파괴를 향한 광고인들의 실험적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도쿄시내의 빌딩에 거꾸로 매달려 실제로 축구를 하던 저 아디다스의 옥외광고처럼 말입니다.

- 광고기획에 입문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생들이 상상하는 것만큼 광고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창의성 외에도 노력이 떠받쳐주질 않는다면 성공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한국의 광고시장에서 성장하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눈을 세계로 돌려 뉴욕, 런던, 싱가폴 등에 있는 다국적 광고대행사를 목표로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