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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 합격생 정승교 군에게 듣는 변리사 공부과정 A to Z
분류 피플
작성자 문승진
날짜 2014.12.22 (최종수정 : 2015.04.08)
조회수 2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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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외롭고 지칠 때마다 합격 후 변화될 삶의 긍정적인 모습을 상상했어요. 제가 선택한 길에 대한 확신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공부했습니다.”


▶ 제 51회 변리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정승교 군

‘새내기 변리사’ 정승교(전자전기공학부 4학년) 군의 합격 비결은 ‘긍정의 힘’이다. 슬럼프가 찾아올 때면 머릿속으로 ‘합격 소식을 듣고 기뻐하실 부모님’, ‘합격 후 동기들과 함께 받는 연수’, ‘후배들에게 합격수기를 전해주는 모습’ 등을 생각하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긍정의 힘을 믿고 공부한 정승교 군은 지난 달 제 51회 변리사 자격시험 최종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취업 잘되는 공대생, 굳이 어려운 시험을?
2012년 3월. 정 군이 처음 변리사 시험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걱정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가 전공한 전자전기공학은 취업이 잘 되기로 소문난 학과였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회사에 취업하는 방법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시험에 도전하는 것이 무모해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제 인생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싶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남들이 공부하니까 저도 공부를 하는 삶을 살았거든요.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고 대단한 일이지만 모두가 취업을 하기 때문에 저도 취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선택의 폭을 넓혀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어인지 찾았고 그 때 변리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 군은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전공인 공학 지식의 큰 도움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특허가 전자 및 공학 분야에서 나와 특허를 다루는 대리인인 변리사는 공학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시험 준비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변리사 시험은 크게 법과목, 자연과학, 전공과목인 선택과목으로 나뉘어요. 자연과목과 선택과목은 제 전공지식이 많은 도움이 됐지만 법과목은 전혀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민법 같은 경우는 기본서만 해도 2천 페이지가 넘어요. 처음엔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정도로 이해도 안 되고 어려웠지만 ‘이것도 결국 하다보면 똑같은 공부다’라는 마음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책을 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어느 순간 제가 공대생인지 법대생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가 돼 있더라고요.”

2013년 1차 시험에 합격한 정승교 군은 그해 2차 시험에서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설상가상 시험 점수 역시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는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이는 낮은 점수였다. 포기해야할까 생각한 순간 그는 다시한번 긍정의 힘을 발휘했다.

“딱 1년만 더 고생하면 저를 믿고 기다려준 가족, 여자친구, 주위 사람들에게 모두 기쁨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 제 2공학관에 붙어 있는 정 군의 합격 현수막. 정군은 공부를 하면서 지칠 때마다 학교에 걸릴 합격 현수막을 상상하며 힘을 내곤 했다.

합격비결이요? 학교도 다니고 매일 아침 10시까지 잠을 잔 덕분이죠
한 평 남짓한 좁은 고시원. 학교를 휴학하고 새벽같이 일어나 학원 자리를 맡고 공부를 하는 고시생들. 국가고시와 같은 큰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흔히 떠오르는 모습이 있지만 정승교 군의 시험 준비 방법은 조금 남달랐다.

“한 학기 휴학, 한 학기 복학을 반복했어요. 사람들은 계속 휴학하고 시험 준비에만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제 성격상 한 곳에 오래 있으면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그래서 휴학할 때는 신림동 고시원에서 남들처럼 공부를 하고, 한 학기는 다시 학교를 다니면서 기분전환을 했어요. 전공수업을 들으면서 자연과학과목을 한 번 더 점검하고 학교 기술고시반인 집위전에서 생활하면서 공부 및 숙식을 해결했죠.”

정승교 군의 독특한 시험 준비 방법은 ‘잠’에도 있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아침잠이 많아 새벽에 일어나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힘들어한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남들처럼 12시에 자고 5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이게 모범답안이니까요. 하지만 저에게 너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결국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방법을 택했죠. 새벽 4시까지 공부하고 아침 10시까지 잠을 잤습니다. 늦잠을 자는 거 아니냐, 너무 게으른 거 아니냐는 말도 많았지만 결국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잠자는 시간은 비슷한 했거든요. 억지로 모범답안에 제 생활을 맞추려고 했다면 굉장히 힘들었을 거예요”


▶ 정 군의 공부 일정 다이어리.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은 후 계획을 세워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처음 시험 준비를 시작할 때 ‘어떤 책으로 공부할까’보다 ‘어떤 방법으로 공부할까’를 더 많이 생각했을 정도다. 학원 및 변리사 관련 사이트에서 합격수기 5~6개를 보고 그들의 공부 방법을 따라하며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분석했다고 한다. 정 군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으니 그 다음부터는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리사에 관심 있는 단국대생에게 많은 도움 주고 싶어…
정승교 군은 얼마 전 학과 사무실에서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공과대학의 한 후배가 변리사 공부를 위해 조언을 받고 싶어한다며 연락처를 알려줘도 괜찮겠냐는 전화였다. 정 군이 이 전화에 기뻐한 이유는 더 많은 단국대 학생들이 변리사 시험에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면서 함께 시험을 준비하는 단국대생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보도 공유하고 격려도 하고 학교에서 지원도 받으면 공부하는 데 힘이 나니까요. 아쉽게도 아직은 변리사라는 직업이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도 많고 관심이 있어도 지레 겁먹는 학생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절대 그럴 필요가 없거든요”

정 군은 자신의 현재 위치보단 미래를 위해 어떤 꿈과 포부를 가지고 공부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시험 준비를 하면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이번에 같이 합격한 사람 중에 정말 어린 나이인 친구도 있고, 누구보다 월등히 뛰어난 머리를 가진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고 결국은 모두 같은 지점에서 출발하는 거예요. 좋은 대학 출신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고등학교 때 조금 더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일 뿐이지 시험 준비를 하는 데 있어서 유리한 것은 아니거든요. 지금부터 누가 더 열심히 공부하는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현재 4학년 1학기 재학생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는 정 군은 변리사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 중 자신의 진도상황 및 고민 등을 이메일(skyokyokyo@gmail.com)로 보내주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조언 혹은 더 나은 공부 방법 등을 성실히 상담해줄 예정이다.

정 군은 변리사로서 활동하며 향후 우리 대학 산학협력 기관의 특허 등록을 돕는 등 학교와 연계해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변리사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단국대에 누구보다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변리사로서 후배와 학교를 위해 힘찬 첫발을 내딛는 정 군의 멋진 앞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