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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성 총장 “죽전은 IT, 천안은 BT 요람될 것”
분류 이슈
작성자 문승진
날짜 2014.12.18 (최종수정 : 2015.04.08)
조회수 1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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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전 캠퍼스 IT, 천안캠퍼스 BT 전문 기술 및 인력 집중 육성
SAP와 공동운영하는 ‘데이터사이언스 학과’ 설립해 산학협력 모범사례 만들 것

장호성 총장이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2007년 캠퍼스 이전 및 본‧분교 체제에서 캠퍼스 체제로 전환, 각 캠퍼스 특성화 분야 집중 육성에 관한 성과와 미래의 포부를 밝혔다.


▶ 장호성 총장이 지난 12일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는 지난 12일 죽전캠퍼스에서 진행됐으며 18일 중앙일보에 전면 인터뷰 기사로 보도 됐다.

장호성 총장은 “내년 3월 죽전캠퍼스에 기숙사가 추가로 들어서면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된다. 각종 연구시설도 크게 늘었다. 연구과제를 수주한 교수에겐 공간을 내 주고, 부족하면 또 짓고 하는 식이다. 2007년 581명이었던 교원이 올해 977명으로 늘었다. 질적으로도 성장해 국내외 학술지 게재 논문 수가 같은 기간 263.9편에서 602.8편으로 늘었다”면서 탈서울 역발상 캠퍼스 이전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또한 장호성 총장은 “죽전과 천안 두 캠퍼스에 중복학과가 많아 예산‧시설‧교수진을 둘로 나눠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캠퍼스 특성화를 추진했다. 공대 숫자가 많고, 인근에 판교‧광교‧테크노밸리가 있는 죽전 캠퍼스는 IT를 특성화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천안은 의‧치‧약대가 있고 오송 생명과학단지와 대덕 연구단지가 인접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BT를 테마로 했다”고 말했다.

아래는 12월 18일자 중앙일보에 보도된 인터뷰 기사 전문이다.

[중앙일보 2014.12.18.]

탈서울 역발상 성공 … 죽전은 IT 천안은 BT 요람될 것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장호성 단국대학교 총장

단국대는 대학 경영의 ‘역발상’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07년 8월 서울 한남동에서 경기도 죽전으로 본교 캠퍼스를 옮겼다. 서울 소재 대학이 자발적으로 서울 밖으로 나간 것은 이례적이어서 화제가 됐다. 12일 죽전 캠퍼스 총장실에서 만난 장호성(59) 단국대 총장은 “한남동 캠퍼스 시절엔 기숙사는 물론 연구 시설도 지을 공간이 없었다”며 “캠퍼스 이전 후 8배로 늘어난 학교 부지를 활용해 대학이 여러 면에서 업그레이드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 단국대가 지난 3월엔 본·분교 개념으로 운영해온 죽전·천안 캠퍼스를 통합했다. 죽전은 정보기술(IT)과 전통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문화기술(CT) 중심, 천안은 의·치·약대를 바탕으로 한 생명기술(BT)과 외국어 중심 캠퍼스로 특성화했다. 장 총장은 “산업단지와 인접한 두 캠퍼스 체제의 강점을 살려 세계 최고 수준의 산학협력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8배로 넓어진 부지, 기숙사 등 크게 확충
- 캠퍼스 이전 성과를 꼽는다면.
“캠퍼스가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가 크게 늘었다. 내년 3월 죽전캠퍼스에 기숙사가 추가로 들어서면 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된다(수용률 20%). 각종 연구시설도 크게 늘었다. 연구과제를 수주한 교수에겐 공간을 내 주고, 부족하면 또 짓고 하는 식이다. 2007년 581명이었던 교원이 올해 977명으로 늘었다. 질적으로도 성장해 국내외 학술지 게재 논문 수가 같은 기간 263.9편에서 602.8편으로 늘었다(죽전캠퍼스 기준).”

- 캠퍼스 특성화를 추진한 배경은.
“총장이 돼 보니 중복학과가 너무 많더라. 인기 학과는 두 캠퍼스에 다 넣어놓은 거다. 중복학과가 있으면 투자를 효율적으로 하기 어렵다. 예산·시설·교수진을 둘로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대 숫자가 많고, 인근에 판교·광교 테크노밸리가 있는 죽전 캠퍼스는 IT를 특성화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천안은 의·치·약대가 있고 오송 생명과학단지와 대덕 연구단지가 인접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BT를 테마로 했다.”

- 캠퍼스 이전 뒤 신입생 입학 성적에 변화가 있었을 듯싶다.
“신입생들의 성적이 떨어질까 우려했지만, 기우였다. 지난해 수시·정시 경쟁률은 2007학년도에 비해 소폭 올랐다. 질적으로도 신입생들의 학생부 성적은 오히려 올랐다. 입학사정관제를 정착시켜 수년간 학생부를 강조한 결과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출신 신입생 비율도 7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30여 개 벤처 입주, 누적 매출 2200억원
단국대는 2012년 교육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5년간 20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지난해 LINC 평가에선 전국 최우수 대학으로 꼽혔다. 지역 중소기업에서 현장 실습을 받은 학생들이 요구르트 제조업체와 협력해 ‘수박 라이코펜 요구르트’를 개발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았다.

- 산학협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기업과의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천안 캠퍼스에 입주한 국내 기업만 19개다. 공동 기기 센터에 기업이 갖추기 어려운 고가의 장비를 들여놓고 학생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엔 의광학 분야 세계 최고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베크만레이저연구소와 공동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산학협력단 내에 원스톱 지원체제를 구축해 신생 벤처기업이 창업 강좌를 듣고 행정·경영·기술·디자인·특허 등 분야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교수 평가 체계를 개선해 논문을 쓰지 않아도 산학협력 실적에 따라 승진할 수 있도록 바꿨다.”

- 특히 관심을 쏟는 산학협력 분야가 있다면.
“빅데이터다. 석사 과정에 신설한 ‘데이터사이언스 학과’를 독일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SAP의 한국지사와 공동 운영한다. SAP가 교육 콘텐트와 강사를 제공하고, 석사 학위 취득자는 SAP나 관련 회사에 취업하는 식이다. 내년 1월엔 SAP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운영중인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센터를 방문한다. 경영학·의학·공학·인문학을 적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단국대는 이 센터를 벤치마킹해 한국에 들여오려고 한다.”

- 지난 2월 창업지원 선도대학으로 선정됐는데 그간의 성과는.
“2010년부터 운영해 온 창업보육센터에 30여 개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누적 매출액만 2200억원에 달한다. 올 초부터 창업 관련 강좌를 80여 개로 늘렸다. 창업 강좌를 많이 듣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창업마일리지제’도 운영한다. 내년엔 글로벌벤처창업학과를 신설한다. 창업 강좌 전임교원을 채용하고 창업 특기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나.
“지난해 ‘단국 인재 아카데미’를 신설했다. 80명의 학생을 뽑아 1년간 100권의 인문학 서적을 읽게 한다. 외부 강사를 초청해 인성 교육을 한다. ‘뛰어난 인재’가 되길 원하는 학생보다 ‘바른 인재’가 되길 원하는 학생들에게 열려 있다. ‘사제(師弟) 동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교수를 신청하면 정기적으로 만나 극장도 가고 등산도 하며 대화하는 프로그램이다. 덕분에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던 다른 학과 교수와도 사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입시든 구조개혁이든 대학 자율로 해야

-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과거 스포츠 선수 입시비리 등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의 신뢰를 많이 잃었다. 국민에게 사랑 받으려면 일단 깨끗해야 한다. 대학 스포츠를 정상화하기 위해 전국 대학 스포츠 감독들에게 금품을 받지 않고 실력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서약을 받고 있다. 최근들어 부쩍 입시 비리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대학 구조개혁이 발등의 불이다. 교육당국에 바라는 게 있다면.

“입시든 구조개혁이든 대학 자율에 맡겨 달라. 대학마다 사정이 다르다. 우리 대학처럼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크는 대학도 있고, 문 연지 얼마 안 돼 여러 면에서 부족한 대학도 있다. 그런데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 구조조정에 나선다면 이제 막 암에 걸린 환자에게 치료할 기회도 안 주는 셈이다. 정원 감축 대상과 숫자를 정해놓고 단시간 내에 밀어붙이는 것도 문제다. 구조개혁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대학의 특성과 처한 상황에 맞는 평가 잣대를 들고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추진했으면 한다.” 만난 사람=김남중 사회1부장

◆장호성 총장=1947년 단국대를 공동 설립한 독립운동가 고(故) 장형(1889~1964) 선생의 손자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양대 교수(1994~2000)를 지내고 단국대로 옮겼다. 2008년 총장에 취임했다. 오전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총장실로 출근한다. 수요일엔 천안 캠퍼스에서 집무한다. 교수들 사이에선 ‘학교만 생각하는 워커홀릭’으로 통한다.

정리=김기환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