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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창업이야기] 조립식 가방으로 인생 2막 도전 -김의정 군(패션산업디자인과2)-
분류 이슈
작성자 박인호
날짜 2014.12.10 (최종수정 : 2015.04.08)
조회수 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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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창업 쪽으로 눈을 돌리는 대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 대학도 창업지원단과 창업보육센터의 지원으로 현재 40여 개 동아리가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지난 9월, 창업동아리 창업 아이템 발표 경연 1등을 차지한 김의정 군(패션산업디자인과2)의 다용도 가방이 재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 3일 인문관에서 열린 창업동아리 물품전시회. 김의정 군의 블래퍼 백이 전시돼 있다.

‘블래퍼 백’이라고 명명한 이 가방은 기존의 그것과 달리 여러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 두꺼운 전공 서적도 들어가는 넉넉한 백팩, 접어서 지갑처럼 쓸 수 있는 클러치백, 때로는 쇼핑백으로도 사용 가능한 다용도 가방이다.


▶ 4가지 패턴으로 출시된 블래퍼. 가방 외피소재는 인조가죽, 캔버스, 옥스퍼드로 돼 있다.

김 군의 ‘변형 가방’ 아이디어는 지난 7월 중소기업청의 청년창업 지원사업인 ‘창의적 지식재산 디자인 사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창업 아이템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사업 지원금 1,600만 원으로 가방을 제작한 김의정 군은 최근 교내 창업동아리 물품 전시회에서 가방을 전시하고 재학생들의 관심과 구매의사를 이끌어냈다.

김의정 군이 가방과 함께 내놓은 ‘Vivid Dream is Realization(VD=R)’이란 브랜드 이름처럼 ‘창업’이란 자신의 꿈을 실제 현실로 바꿔나간 그의 창업 도전기를 들어봤다.


▶ 지난 10월 킨텍스에서 열린 'G-Fair' 중소기업 박람회 현장.김의정(패션산업디자인과2) 군이 부스에서 조립식 가방 블래퍼를 설명하고 있다

Q. 창업 준비로 바쁠 것 같다. 준비가 잘 되고 있는가?

A. 학교 작업실에서 거의 숙식을 해결해야 할 정도로 하루하루가 바쁩니다. 오늘은 가방 샘플 제작 업체와 만날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간절했던 창업을 실제 할 수 있게 돼 기쁜 마음이 더 큽니다.

Q. 가방을 소개하면?

A. 가방의 이름은 ‘블래퍼 백(Vlapper bag)’입니다. 말괄량이를 뜻하는 ‘Flapper’와 브랜드명인 ‘VD=R’의 첫글자를 따서 지었습니다. 이 가방은 말괄량이 같이 다양한 매력을 가진 가방입니다. 가방이 조각으로 분리되고 이 조각들을 활용하면 4가지 형태의 가방으로 변형 됩니다. 백팩, 클러치백(지갑형), 토드백(쇼핑백) 그리고 가방의 앞뒷판만 붙이는 얖은 형태의 가방이 됩니다. 또한 몇 개 부분만을 따로 구입할 수 있게 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부품들과 조립해 쓸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 이 조각들을 합쳐 블래퍼백이 완성된다. 조각들은 개별 구입해 자신만의 가방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Q. 현재 제품개발이 어디까지 진행됐나?

A. 최근, 가방의 디자인 특허를 출원하고 내년 초 판매를 목표로 달려 나가고 있습니다. 거의 완성단계인 가방 외피부분과는 달리 가방 내부 공간의 수납 구성이 아직 부족해 보이지만, 조만간 노트북 수납기능이나 컵홀더를 안감에 부착하는 식의 구성을 추가해 완성도를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Q. 가방을 실제로 본 소비자의 반응은 어떤가?

A. 조립을 수월하게 하기위해 각진 모양으로 디자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는 면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10대~20대 학생들은 한 개의 가방이 변신한다는 것에 대해 꽤 흥미롭게 생각했습니다. 또 홍보를 위해 10월 일산 킨텍스 ‘G-Fair’에 가게 됐는데 둘러보던 코트라 관계자가 아이템에 관심을 가져주고 투자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Q. 그동안 창업을 생각해왔나? 그 배경이 궁금하다.

A.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 저는 옷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주위 친구들도 옷을 정말 좋아하였는데, 그 중 고등학교 친구와 막연하게 중국을 가서 옷 장사를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성인이 되자마자 용산에 카페를 내었고 저는 군 입대를 했습니다.
군대에서 읽은 ‘꿈꾸는 다락방’을 계기로, 옷 장사라는 꿈을 좀 더 구체적으로 크게 세웠습니다. 옷 장사를 위해 패션산업 디자인과에 입학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단국대 패션산업디자인과에 진학했습니다.

Q. 창업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나?

A. 저는 안정적이고, 남들이 닦아놓은 안정된 길을 가는 것보다 ‘내가 길을 처음 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창업이란 방향에 대해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창업에 대한 두려움은 내 꿈에 대한 두려움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경험을 통해 배우고 도전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Q.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 많은 학생들이 창업을 꿈꾸지만, 접근 방법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은데…

A. 저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인터넷 검색을 조금만 해보면 학생 창업 지원정보는 많이 있습니다. 우리 대학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창업과 관련된 특강이나 아이디어 모집 등 홍보 안내문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저도 창업에 관심을 가지던 중 전공하고 있는 디자인 부문과 딱 맞아떨어지는 지원행사를 학교 홈페이지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백 하나로 4가지 형태로 변하는 블래퍼백. 각각 백팩, 클러치백(지갑형), 토드백(쇼핑백), 얇은 백으로 변한다

Q. 학생 창업자다 보니 ‘어린 나이’가 부담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A. 제품 홍보를 위해 회사대표들을 만나보면, 학생 창업자가 신출내기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시선에 발을 빼는 것이 아니라, 한번 더 찾아가는 열정을 보여드립니다. 오히려 명함을 내밀며 적극적으로 가방을 설명하면 그분들은 점차 마음을 열고, 더 알려주고 싶어 하시고 지원의사를 밝히기도 합니다.

Q. 창업을 꿈꾸는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한다면?

A. 조언이라고 하기엔 낯 뜨겁지만, 꿈이 명확하시다면 일단 앞뒤 재지 말고 몇 걸음 앞으로 나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혀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혹,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나아갈 때의 경험들은 어디에서도 못 얻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정말 정답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옷 장사를 꿈꾸던 제가 가방을 팔게 됐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