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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활옷』 [석주선기념박물관-이달의 유물⑧]
분류 학술
작성자 홍보팀 가지혜
날짜 2024.05.03
조회수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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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선기념박물관(관장 이종수)1967년 개관(전신 중앙박물관) 이후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보급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은 약 4만 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구글아트앤컬처(Google Arts & Culture)를 통해 전세계에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과 홍보팀은 공동으로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석주선기념박물관-이달의 유물] 기획특집 기사를 연재한다. 이달에 소개할 박물관 소장 유물은 고 석주선 박사가 1959년 복제한 창덕궁 소장 전통 여성 혼례복인 활옷이다.


196066. 창덕궁에 발생한 의문의 화재로 왕실재산관리처에 소장되어 있던 활옷이 불타고 앞길 조각만 남는 사건이 있었다. 석주선 박사는 화재 발생 1년 전인 19596, 5개월에 걸쳐 제자들과 창덕궁에 소장된 활옷을 복제품으로 제작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 석주선 박사가 제자들과 함께 제작한 창덕궁의 활옷 복제품(앞면)

△ 석주선 박사가 제자들과 함께 제작한 창덕궁의 활옷 복제품(뒷면) 
   

석주선 박사는 당시 활옷 복제품 앞길 안쪽에는 작업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과 뒷길 안쪽에는 ‘1955 석주선고전의상연구소장를 자수해 이 활옷이 복제품임을 새겨넣었다. 화재 수습 후 창덕궁 관계자는 석주선 박사에게 활옷을 복제했던 인연으로 불타고 남은 활옷 조각을 양도 받았다. 불에 타버린 조각은 원래의 형태와 색상을 잃어버렸지만, 역사의 흔적으로 간직되고 있다.

   

창덕궁 화재 시 타고 남은 활옷 조각

 

활옷은 조선시대 여성들이 입었던 예복의 한 종류로 왕실 여성의 혼례복인 홍장삼(紅長衫)과 같은 옷으로 추정한다. 19세기 말부터는 사대부가와 평민 여인들 모두 입는 예복이 되었다. 활옷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화의(花衣, 華衣)에서 기원한 것으로 크다는 뜻의 이 합쳐져 하옷할옷활옷으로 불리게 되었다.

 

활옷의 가장 큰 특징은 의복 전체가 화려한 자수로 장식되었다는 점이다. 앞 길이가 뒤보다 짧고 소매는 색동과 흰색의 한삼으로 장식되어 있다. 또한 활옷의 색상은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옷 전체의 색상인 홍색은 벽사와 길상을 의미하며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신부복의 색상으로 주로 사용됐다. 겉감의 홍색과 안의 청색은 음양의 조화를 뜻하며 소매의 색동은 화려함과 행운을, 그리고 백색의 한삼은 정숙함을 뜻한다.

 

활옷의 앞길 아래에는 파도와 괴석을 배치하고 좌우에 봉황이 마주 보도록 수놓았다. 뒷길과 한삼에는 모란, 연꽃, 나비, 백로 등이 다채로운 색상으로 수놓아 장식되어 있다. 이 문양들은 남녀의 사랑과 인연, 부귀와 다산 등을 상징하는데 결혼하는 두 남녀의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앞길의 봉황과 모란, 뒷길의 연꽃과 백로, 나비와 모란 등 활옷의 다양한 문양

우리나라의 풍습 중 섭성(攝盛)은 중요한 행사에 신분이나 품계에 관계 없이 최고의 옷을 입을 수 있게 해 민가에서도 활옷과 같은 궁중 예복을 입을 수 있었다. 자수로 복식 전체를 장식하는 활옷은 개인이 쉽게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에 대여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대의(貸衣) 풍습은 조선 후기에는 관청에서 관리하다 19세기 이후에는 개인사업자가 등장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상점을 세물전(貰物廛)이라고 했다. 세물전을 통해 예식에 필요한 옷과 치장구를 구할 수 있었기에 당시의 왕족이나 평민의 혼례식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활옷은 모든 계층의 여인들이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아름다운 혼례를 치를 수 있었던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복식이다. 현대에는 결혼식 후 폐백에서 신부가 전통 혼례복을 입고 새로운 가족들과 인사를 나눈다. 폐백은 신랑 신부가 자식을 많이 낳아 행복한 가족을 이루고 오랫동안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축복하는 의식이다. 신부의 앞날에 대한 축복의 염원을 가득히 담고 있는 활옷은 신부가 입기에 더없이 아름다운 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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