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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한한대사전(漢韓大辭典)] 완간 목전에
작성자 이기태
날짜 2007.04.19
조회수 6,569
민족문화사 한 획을 그을 노작(勞作)으로 평가
부록포함 16권 중 12권 발간, 내년 9월 완간
한자, 한자어휘 등 6만 글자 50만 단어 담아


인문학의 르네상스를 다질 우리 대학의 30년 숙원사업이 내년말 이뤄진다. 프로젝트명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한한대사전(漢韓大辭典) 편찬사업]. 부록을 포함해 총 16권 가운데 지난 3월말 12권까지 발간돼 완간을 눈앞에 두었다. 1978년 시작한 이 사업은 내년이면 사업출범 30년을 맞음과 동시에 16권을 완간함으로써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국내 최대 통신사인 “연합뉴스”는 한한대사전 편찬사업을 한자문화권인 중국, 일본, 대만에서조차 흉내내지 못한 한 사립대학의 고집과 끈기, 열정이 이뤄낸 위대한 산물이며, 문화의 집대성이라 극찬했다.

○ [한한대사전(漢韓大辭典)], 어떤 사전인가
이 사전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한자문화권 전반에서 사용되는 6만여 한자와 50만여 한자어휘를 담고 있다. 규모면에서 일본의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 등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급이며, 대만의 [중문대사전], 중국이 자존심을 걸고 국가적 사업으로 완성한 [한어대사전] 등 이미 간행된 사전과 그 밖의 방대한 어휘를 수록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 최대급이다.

한자, 한자어휘와 더불어 동양 고전을 해석하는데 필수적인 각종 고유명사(인명, 지명, 제도명 등)와 중국과 우리 문헌의 예문 등을 집대성한 백과사전적 사전이어서 국문학, 한문학, 동양학 제반을 비롯한 인문학 연구의 필수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 또한 한ㆍ중ㆍ일 3국에 현존하는 모든 한자를 수록해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적 기호를 제공한다. 부록을 제외한 15권이 완간되면 2만여 쪽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4월에 15권이 완간되며 부록은 내년 9월경 발간된다.

○ 프로젝트, 어떻게 시작되었나
1970년대 들어 우리 사회는 ‘대부분 한자로 기록된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이를 해독할 전문인력을 양성하자’는 공감을 형성했으나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재원 및 여건 형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학은 수천년의 지식과 정보를 담은 사전 편찬의 필요성에 주목, 1978년 [한한대사전 편찬]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민족 앞에 무엇인가 할 것이 있다’는 신념아래 장충식 전 이사장(범은장학재단 이사장)이 주도한 편찬사업은 특히 동양문화의 연구발전을 위해 설치된 동양학연구소로 꽃을 피운 셈이다.

우리 대학은 국어학자이자 국학계의 거목이었던 故 一石 이희승(李熙昇) 선생을 연구소장으로 모셔와 민족사에 길이 남을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장충식 전 이사장은 ‘영국의 문화가 세계의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있어야 했듯이 우리 조상들의 문화적 숨결을 세계 문화의 반열에 오르게 하기 위해선 한한대사전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 사업을 의욕적으로 펼쳤다.

○ 30년 한우물 판 우리 대학 저력ㆍ열정의 결과
대형 한자사전의 경우 자료의 방대함과 제작에 따른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중국, 일본, 대만의 경우 국가가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인식의 차이로 인해 어느 누가 선뜻 나서지 못할 때 우리 대학이 중요성을 인식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즉, 우리의 [한한대사전]은 민족문화의 정수를 해독하기 위한 사전편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우리 대학 자체만의 의지와 신념으로 시작해 오늘에 이르게 된 셈이다. 30여년간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었고 국학 발전의 결실이 하나 둘씩 발표되자 정부도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최근 들어 편찬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국문학 고전을 강의하는 강재철 교수(문과대학 국문학전공, 출판부장)는 “국문학 유산이 거의 한자이고 현재 사용 어휘의 80% 정도가 한자로 만들어졌음을 감안할 때 한한대사전의 편찬은 이미 완간되어 있는 [한국한자어사전](전4권, 동양학연구소 간행)과 함께 한문학 연구 뿐만 아니라 국문학 연구에도 크게 공헌하리라 본다”고 평가했다.

○ 편찬원들, 노작을 위해 휴일 반납ㆍ철야작업 연이어
당초 1995년 완간을 목표로 시작된 편찬사업은 방대한 작업량으로 1999년에야 비로소 1권이 첫 선을 보였고, 이후 평균 13개월에 1권꼴로 출간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2005년 6월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한대사전 특별대책위원회’가 발족되었고, 편찬 시스템의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편찬사업이 눈에 띄게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이 사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대학정책에 적극 협조한 20인의 편찬원들이 있다. 편찬원들은 그동안 1권, 2권, 3권....등 순서대로 발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3개 팀을 구성, 팀별로 한권씩 편찬하는 방식을 도입해 업무를 추진했고 조기 제작에 따른 부실화를 방지하고자 중간평가를 그때그때 실시해 내용의 질을 일관되게 유지하는데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이러다 보니 남들이 퇴근한 이후에도 동양학연구소의 불빛은 계속 켜져 있었고, 야근과 휴일반납은 자연스런 일로 굳어졌다. 최근 나온 10권, 11권, 12권은 이런 어려운 과정을 이겨낸 편찬원들의 열정이 묻어있다.

윤내현 소장은 “시스템의 전환과 대학당국의 지원, 편찬원들의 열정으로 지난 30년동안 진행되어온 사전편찬 사업이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세계 최대의 한한대사전 완간을 목전에 두게 되었다”며 “한한대사전이 완간되면 세계 최대․최고의 사전이라는 의의와 더불어 이로 인한 관련 연구 분야의 파급효과로 인해 인문학사에 한 획을 긋는 쾌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동양학연구소는 완간 이후 대대적인 출판기념회와 함께 학술세미나를 개최하여 한한대사전의 성과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한한대사전이 만들어지기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