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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학교 전국 고교생 문예 현상공모전 수상작 발표 및 심사평
분류 일반 > 공통
작성자 문예창작과 신혜수
날짜 2020.12.04
조회수 3,484

 단국대학교 전국 고교생 문예 현상공모전 수상작 발표

 


  단국대학교 전국 고교생 문예 현상공모전 수상작 발표 및 심사평을 공지합니다.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수상하신 분들께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부문

이름

소속

장원

운문부

조가을

고양예술고등학교 2학년

산문부

박근희

병점고등학교 2학년

차상

운문부

권승섭

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

산문부

김예은

안양예술고등학교 2학년

차하

운문부

조수현

대구경화여자고등학교 2학년

산문부

유민정

소담고등학교 3학년

가작

운문부

이유진

고양예술고등학교 2학년

김혜나

갈매고등학교 3학년

김세연

서강고등학교 3학년

이지현

성희여자고등학교 2학년

박수현

경화여자고등학교 2학년

산문부

조수인

경희여자고등하교 2학년

전주현

소래고등학교 2학년

윤상명

태성고등학교 2학년

나예원

안양예술고등학교 2학년

김서진

용인성지고등학교 2학년



  수상자 분들께는 개별적으로 연락드려 차후 일정을 안내드릴 예정이오니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각 부문별 심사평입니다.



  <단국대학교 전국 고교생 문예 현상공모전 운문부 심사평>


   시의 힘은 삶을 노래하는 데 있다. 인류가 공동체 안에서 생존하는 한 삶은 지속될 것이고 시는 그 삶과 더불어 노래하길 멈추질 않을 것이다. 문제는 삶의 형식이 정치·경제·기술·문화와 같은 요인에 의해 변한다는 것이고, 그 삶의 양상에 맞춰 시도 빠르게 태세 전환을 해야한다는 데 있다. 문학이 삶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특히 시가 삶에서 도태되어버릴 때 시인은 독자에게 버림받을 것이다. 여러모로 전환의 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문학이 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는 오래된 것이다. 게다가 점점 설 곳이 없어진 서정시는 마니아라는 울타리에 갇혀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는 푸념을 심심찮게 듣는다. 한글이라는 훌륭한 모국어를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시대적 기류도 시 문학의 앞날을 녹록지 않게 한다.

   이런저런 고민에도 믿는 구석은 있다. 인류의 삶이 멈추지 않고서야 시도 문학도 목숨줄을 놓지 않으리라는 것, 그리고 2020년 단국대학교 전국 고교생 문예 현상공모전 운문부에 응모한 문청이 184명이나 된다는 것, 거기에 우리의 문단을 이끌고 갈 예비 시인들의 언어 운용 능력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 등이 심사위원들의 가슴을 넉넉하게 했다.

   시인이자 교수인 네 분의 심사위원은 응모된 200여 편의 작품 중에서 20여 편을 선별하여 본심을 진행하였다. 작품성은 물론이고 시제에 대한 이해, 서정시로서의 창의성, 상상력과 이미지의 완성도, 가장 기본이 되는 문장력 등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8편의 작품을 선정하였다. 시제 혼자 사는 사람, 그해 가을로 조가을(고양예고2)과 권승섭(안양예고3) 학생이 각각 장원과 차상에, 시제 빈 화분, 낮은 목소리로 조수현(대구경화여고2) 학생이 차하에, 그 외 이유진(고양예고2), 김혜나(갈매고3), 김세연(서강고3), 이지현(성희여고2), 박수현(경화여고2) 학생이 가작에 선정되었다.

조가을의 시는 삶을 사유하는 힘이 얼마나 큰 문학적 소양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뒷걸음질 쳐야만 볼 수 있는 가능성의 것이 있고, ‘혼자라는 말은 밀어낼 때마다 혼자가 되니까같이 예사롭지 않은 사유가 그 증좌이다. 거기에 끝내 둥글어지면/어디까지 굴러갈 수 있습니까와 같은 재치는 시를 한층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였다. 같이 응모된 <그해 가을>에서도 다문화가정의 사정을 서정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그런데 작위적이거나 무분별한 한자어, 추상어 사용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권승섭의 시는 장원에 선정되어도 손색없는 작품이었는데, 작품의 내용과 시제가 자칫 어긋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그럼에도 박음질이 덜 된 새 떼가 지붕 위를 날아가고, ‘박음질은 푸른 천을 잇는 다리가 되고같은 이미지는 수준급이었다. ‘호박꽃’, ‘방패연과 같은 계절을 가늠하게 하는 시어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시 자체가 매우 매끄러운 작품성을 띠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조수현은 상상력과 이미지가 결코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빈 화분을 물잔으로 쓰는 사람이 있었다와 같은 첫 문장은 단박에 상상의 틀을 제공하고 그는 바닥이 새는 화분으로 슬픔을 따라 마셨다를 거처 젖을 만큼 젖어 쭈그러든 그가/주름진 완두콩 같은 눈으로 나를 보더니/빈 화분에 가만히 들어가 앉는다에 이르러 동적인 이미지를 형상화해낸다. 누가 뭐라 해도 서정시가 추구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상상력과 이미지일 것이다.

   이번에 응모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시적 열망에도 불구하고 시적인 문장과 그저 예쁘기만한 문장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시의 서정성은 생생한 이미지로 구체화되어야 하고 그럼으로써 상상력을 발현시키는 쪽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무분별한 한자어 사용이라든가 추상적인 감정의 직접적 배설, 뜬금없는 훈계조의 죽은 문장은 현대서정시에서는 도무지 쓸데없는 것들이다. 윤동주가 <또 다른 고향>에서 백골이라는 단어를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은 도저히 다른 시어가 떠오르지 않는 고통의 시간을 보낸 후에 결단한 어쩔 수 없는 심사였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단국대학교 전국 고교생 문예 현상공모전 산문부 심사평>

   

  추운 날씨와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많은 학생들의 열정이 전달된 현상공모였습니다. 산문 부분은 200여 편 가까운 작품이 응모되었고, 편 수만큼이나 다양한 내용과 주제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친구들과의 관계나 학교생활을 생생하게 그려낸 재기발랄한 작품들과 인공지능 로봇이 발달한 미래를 그려낸 상상력이 돋보였습니다.

   평가에 앞서 훌륭한 작품들이 많았으나 심사위원의 개인 취향이 아닌 객관성 확보를 위해 작품성, 이해성, 창의성, 완성도를 기준으로 삼아 심사에 임했습니다. 그 결과 산문부에서는 박근희(병점고2) 학생의 빈 화분이 장원을, 김예은(안양예고2) 학생의 낮은 목소리가 차상을, 유민정(소담고3) 학생의 빈 화분이 차하를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그 외 조수인(경희여고2), 전주현(소래고2), 윤상명(태성고2), 나예원(안양예고2), 김서진(용인성지고2) 학생이 가작에 선정되었습니다.

   박근희의 빈 화분은 우리 주변 어딘가 실재할 법한 학교생활을 그린 듯 담아냈습니다. 자칫 어두운 분위기와 신파적 내용으로 전개될 법한 요소들이 발랄한 문장과 현실적인 대화체를 통해 표현되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지병이 있는 친구와의 미묘한 갈등 관계는 약한 이를 도우려는 화자와 동정을 원치 않는 친구 양비의 성격 대비를 통해 선명히 드러났습니다. 특히 화자를 몸이 아픈 당사자가 아닌 평범한 인물로 설정하고 관계에 대해 드려내려는 의도가 돋보였습니다. 양비가 토마토 화분 대용으로 사용한 빈 고무 물통에 졸업 인사를 건네는 화자의 쓸쓸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김예은의 낮은 목소리는 단정하면서도 유려한 문장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양복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악기점을 운영하는 할머니 등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낮은 목소리로 표현한 점이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낮고 약한 목소리의 상징성에는 현재를 환기하고 반성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담겨 있습니다.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낮아진 목소리는 주변인들에게 잘 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들으려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창작 의도의 반영이겠지요. 미약하게 들리는 목소리는 곧 간신히 이어져 있는 젊은 세대와의 관계를 대변합니다. 강요나 설득이 아닌 포용의 시선이 작품 전체에 깔려있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유민정의 빈 화분은 화분 하나하나에 죽은 형제들의 이름을 붙여주고 가족처럼 대하는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그 모습을 지켜보며 화분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손주의 다양한 감정변화가 다채롭게 그려졌습니다. 무엇보다 유려한 전개가 안정적이었습니다. 평이한 흐름으로 그칠 법한 상황에 반전을 주고, 상황마다 생생하고도 재치 있는 묘사를 더한 지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화자와 할머니와의 관계만이 아닌 세대 간의 이야기를 전하려는 의도마저 제대로 전달하고 있어 더 의미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현상공모에 응해준 학생들이 전하려는 다양한 메시지는 개인, 시대, 미래에 대한 우려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창작될 수많은 문학작품의 다채로움을 시사하는 것 같아 심사하는 내내 흥분과 기대를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함께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작품을 응모해준 예비 작가 여러분들 모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조금 더 발전된 모습으로 조만간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