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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脫서울 실험 5년… 단국대 “A학점”, 동아일보 보도
분류 이슈
작성자 노현정
날짜 2011.11.15 (최종수정 : 2011.11.16)
조회수 8,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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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의 변화와 혁신의 소용돌이 속에서 각 대학들은 대학경쟁력 강화를 화두로 삼아 수도권 캠퍼스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동아일보는 11월 15일자 신문에서 캠퍼스 이전 5년째를 맞아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 가고 있는 우리 대학의 면모를 취재해 보도했다. 아래는 동아일보 보도 전문(편집자 주)

(동아일보 11.15일자 사회면 16면)
2007년 단국대가 서울에서 경기 용인시로 본교를 옮긴 이후 입학 경쟁률과 입학 성적, 교수 연구실적 등 학교 발전을 상징하는 주요 지표가 크게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국대 본교 이전은 국내 주요 대학의 첫 ‘탈(脫)서울’ 실험으로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던 사안. 단국대가 내린 ‘인 서울(In Seoul) 프리미엄 포기’ 결정이 성공할 것인지가 그동안 교육계 안팎에서 큰 관심사였다. 그래서 단국대가 캠퍼스 이전 5년째 받아든 ‘성적표’는 다른 대학과 지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 “죽전으로 옮긴 뒤 학교발전 실감”

14일 단국대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본교가 있던 2007학년도 입시 때 정원 2380명에 2만1152명이 지원해 평균 8.8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듬해 8월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캠퍼스로 옮기고 2008학년도 신입생 선발 때에는 경쟁률이 무려 16.71 대 1로 높아졌다. 이듬해에는 16.02 대 1, 2010학년도에는 18.17 대 1, 2011학년도 입학경쟁률은 20.61 대 1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신입생 성적도 상승세다. 법학 경영 경제 등 주요 14개 학부의 신입생 수능 등급은 2010학년도 평균 2.5등급이었지만 올해는 2.2등급으로 올랐다. 학교 측은 장학금 확대와 저소득층 전형료 면제 등 우수학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교수들의 성과도 눈에 띄게 늘었다. 전임교원 논문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을 비롯해 국내외 전문 학술지에 등재된 실적은 2006년 473편에서 2010년 728편으로 약 1.5배로 늘었다.

학생 명대중 씨(26·경제학 4년)는 “한남동 캠퍼스를 떠날 때만 해도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렸다”며 “하지만 죽전으로 옮겨온 뒤 학교 발전을 직접 체감하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성공 비결은 ‘현지화’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주요 연구사업 유치현황 (단위: 원)                                             자료: 단국대

구  분연  구  사  업사 업 비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교육과학기술부),
경기도지역혁신연구센터(경기도) 등 3건
316억
 건설교통기술연구개발사업(국토해양부),
선진기술국가 국제공동연구사업(지식경제부) 등 6건
472억 8,000만
 신기술창업직접지역지원사업(중소기업청),
연구사업단사업(식품의약품안전청) 등 4건
97억 4,000만
 국악분야예술강사지원사업(문화체육관광부),
농식품발전지원연구센터(경기 용인시) 등 6건
151억 2,000만
19건1,037억 4,000만

1947년 문을 연 단국대는 올해 개교 64주년을 맞았다. 1993년 관선이사가 파견되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을 이겨낸 학교가 1994년 한남동을 떠나 허허벌판인 용인으로 학교를 옮긴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1997년 첫 삽을 떴지만 학생 교직원들의 반발 속에 완공까지 순탄치 않았다. 마침내 2007년 9월 죽전캠퍼스가 문을 열었지만 ‘인 서울 대학’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성공에 의문을 나타냈다.

2008년 2월 취임한 장호성 총장(56)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가 내세운 캠퍼스 연착륙의 키워드는 ‘지역사회와의 소통’. 지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않고서는 제대로 정착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그는 취임 후 76개 기관 및 단체와 교류를 약속했다. 경기도는 물론이고 성남 오산 용인 화성시 등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협력사업에 나섰다. 명지대 강남대 경찰대 등 이미 지역에 자리 잡은 대학들과도 서로 문호를 개방했다.

적극적인 협력관계는 곧바로 실적으로 나타났다. 2008년 이후 올해까지 단국대가 유치한 주요 연구사업 및 프로젝트는 총 19건, 사업비 규모는 1037억 원을 넘는다. 발주기관도 중앙부처 외에 지자체, 산하 기관 등으로 다양해졌다. 과거 한남동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던 성과다.
 

○ ‘글로벌 스탠더드’를 향해

죽전캠퍼스는 앞으로 국제교류, 문화, 복지 및 의료시설 등 8개 권역으로 구분돼 세계 수준의 교육환경을 갖춘다. 건물 총면적은 현재 22만8837m²(약 7만 평)에서 48만2431m²(약 14만6000평)로 늘어난다. 교통여건도 지하철 분당선·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등에 힘입어 서울 도심 못지않다. 죽전역에서 셔틀버스로 5분 거리다. 이미 서울 강남과는 30분 거리에 불과하다. 김병량 대외협력부총장은 “모든 시설을 기능별로 집적시켜 효율적인 학문 간 융합을 이뤄냄으로써 세계적 수준의 교육·연구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8배 넓어진 캠퍼스… 지역사회와 협력사업도 늘려” ▼
장호성 단국대 총장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쾌적해 학생들이 공부하기에 최적의 환경입니다.”

죽전캠퍼스에 대한 느낌을 묻자 장호성 단국대 총장(56·사진)은 환한 미소와 함께 이렇게 말했다. 캠퍼스에 대한 장 총장의 애정과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그의 부친인 장충식 명예총장(79)이 1994년부터 갖은 어려움을 딛고 세운 캠퍼스였기에 더욱 남달라 보였다. 다음은 장 총장과의 일문일답.

―‘인 서울(In Seoul)’ 대학 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한국에서 수도권 대학, 특히 서울시내 대학이 갖는 의미는 그야말로 대단한 것이다. 과거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을 때에는 이렇다 할 홍보도 필요 없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학생 유치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학교 발전은 한계가 있었다. 생각해 봐라. 13만 m²(약 3만9000평)밖에 안 되는 캠퍼스에서 2만 명이 넘는 학생이 공부를 했다. 죽전은 105만 m²(약 31만8000평)이다. 서울에 있을 때는 북적거려 생기가 넘쳤다는 말도 있었지만 교육이나 연구환경은 지금이 훨씬 나아졌다.”

―이전 과정에서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아무리 수도권이지만 서울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많은 학생과 교직원이 반대했다. 끊임없이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면서 대부분 캠퍼스 이전을 성공적인 결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다양한 협력사업이 눈길을 끄는데….

“현지화에 성공해야 세계화에 성공한다. 특강과 문화행사,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지역주민조차 만족시키지 못하면 학생들이 만족할 리 없다. 나아가 세계 대학과 경쟁하는 건 꿈도 꿀 수 없다. 단순히 학교가 수익사업을 벌이거나 이미지를 높이는 차원이 아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하기 위한 것이다.”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하다. 학교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무조건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울 건 도와야 한다. 한국 대학은 너무 폐쇄적이다. 상호 교류를 약속하고도 실무협상을 하자고 하면 손사래를 치기 일쑤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큰 대학과 작은 대학이 유기적으로 연계해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면 대학과 지역이 윈윈(win-win)할 수 있다.”

용인=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