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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경쟁력을 말한다] 단국대 장호성 총장 인터뷰
분류 이슈
작성자 옥정우
날짜 2012.12.24
조회수 7,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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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전 캠퍼스는 IT·CT … 천안 캠퍼스는 BT·외국어로 특성화”

단국대가 2007년 8월 서울 한남동에서 죽전(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으로 본교 캠퍼스를 옮겨 제2창학을 선언한 지 만 5년이 지났다. 당시 서울에 있던 대학이 자발적으로 서울 밖으로 나간 것은 이례적이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호성(57·사진) 단국대 총장은 본교 이전 6개월 뒤인 2008년 2월 취임해 현재까지 ‘단국대 죽전캠퍼스 시대’를 이끌어 왔다. 장 총장은 “2014년부터 본교(죽전)와 분교(천안)를 모두 본교 개념으로 통합해 각기 특성화된 캠퍼스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21일 죽전캠퍼스 내 총장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 캠퍼스를 옮긴 뒤 성과는.

 “학교 부지가 서울캠퍼스 시절에 비해 7.5배나 커졌다. 덕분에 교수 연구시설 확충 등 캠퍼스 여건이 상당히 개선됐다. 2007년 197억원이던 외부 연구비 수주액이 올해엔 507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천안캠퍼스가 올해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으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200억원을 지원받았다. 장차 단국대에선 교수 한 명당 연구소 하나씩을 운영하는 때가 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년 뒤에는 학교 내에 대략 1000개의 연구소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

 - 2월 총장에 연임했다. 두 번째 임기 전략은.

 “좀 더 높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매진하려고 한다. 교수 연구 환경을 개선해 연구 실적을 높이겠다. 적극적인 연구비 수주를 통해 연구 중심 대학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죽전·천안 캠퍼스를 특성화하고 학문 단위 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

 - 캠퍼스 특성화는 어떤 개념인가.

 “현재의 본·분교 체제를 2014학년도에 모두 본교 개념으로 통합한다. 천안캠퍼스 역시 본교가 되는 것이다. 양 캠퍼스의 중복·유사 학과를 통폐합해 죽전은 IT(정보기술)와 전통 인문학 분야의 CT(문화기술) 중심으로, 천안은 의·치·약대 중심의 BT(생명기술)와 외국어 중심으로 특성화할 것이다.”

 단국대는 양 캠퍼스에 있던 91개 학과를 2013학년도부터 73개 학과로 줄인다. 내년 새 학기부터 문과대·자연과학대의 6개 학과가 죽전에서 천안으로 옮겨 가고, 천안의 인문과학대·공학대·예술대의 8개 학과는 죽전의 동일·유사 학과와 합쳐진다.

 - 본·분교 구분이 없어지면 어떤 장점이 있나.

 “우선 양 캠퍼스에서 같은 대학이라는 소속감이 높아질 것이다. 또 중복 학과가 없어짐에 따라 개별 학과에 대한 지원도 쉬워진다. 관련 학과끼리 캠퍼스 시설을 공유하게 돼 저(低)비용으로 우수한 실험자재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행정부서 인력과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

 - 구조조정하면서 통폐합 대상 학과의 교수·학생 반발이 클 텐데.

 “현재 재학생들은 자기가 입학한 캠퍼스에서 졸업 때까지 수업을 듣게 된다. 다만 교수들은 초기 6, 7년간은 양쪽 캠퍼스를 오가며 강의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내부 논의를 충분히 거쳐 왔기 때문에 자리를 잘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학 구조 조정과 관련해서도 대학 몸집을 줄일 필요가 있다.”

 - 새 정부에서 대입 전형 간소화를 추진할 것 같다.

 “사교육을 조장하는 입시 제도는 개선해야 하고 모든 학생에게 대학 진학의 기회도 줘야 한다. 하지만 대학 간 자율 경쟁도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학생 선발권은 대학에 있다. 학생의 대학 선택권 못지않게 대학의 학생 선택에서도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그래야 대학들이 우수한 학생을 유치할 수 있다.”

 - ‘반값등록금’ 공약도 추진될 전망인데.

 “우리 대학은 올해 등록금을 3.5% 인하했다. 교직원 임금 동결과 국가장학금 유치를 통해 등록금 수입 감소에 대처하고 있다. 다만 등록금 수입이 줄면 자칫 교육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등록금이 계속 줄면 대학들이 전임교수와 관련 교육자재 확보 등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는 전공 대신 상대적으로 운영비가 적은 교양 위주로 교육을 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균형 잡힌 대학 교육을 위해선 교양·전공이 균형을 갖춰야 한다.”

 장 총장은 단국대 발전에 대해 장기적인 구상을 갖고 있었다. 그는 “단번에 우수한 대학이 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차근차근 대학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 10년 뒤 단국대는 어떤 모습일까.

 “산학협력 분야에선 국내 최고의 대학이 될 거다. 건학 이념인 진리·봉사에 걸맞은 인재를 배출하는 활기찬 대학으로 만들겠다. 단국대는 과거의 어려움을 딛고 재도약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

[2012.12.24 중앙일보 | 글=성시윤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  기사바로가기

◆장호성 총장=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독립운동가이며 단국대 공동 설립자인 고(故) 장형 이사장의 손자이자 2000년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낸 장충식 단국학원 학원장의 외아들이다. 78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 주립대에서 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94년부터 한양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근무했다. 장 총장은 단국대 캠퍼스의 죽전 이전 계획이 외환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던 2000년 단국대로 옮겼다. 기획부총장과 천안캠퍼스 부총장을 거쳐 2008년 총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