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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단국인] ‘봉지 과자 뗏목’으로 한강을 건너다 - 박현수(토목환경공학과 석사과정)
분류 피플
작성자 문승진
날짜 2014.10.01 (최종수정 : 2015.04.08)
조회수 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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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군, 친구들과 함께 사회문제 알리기 위해 과감히 도전
국내 과자 업계가 소비자 말에 귀 기울여 더욱 사랑 받길 바라는 마음 전하고 싶어

지난 28일 건장한 대학생 두 명이 봉지 과자 160개로 만든 뗏목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 사진이 SNS에 공개 돼 화제가 됐다.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따라왔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국내 과자 업계의 과대포장이 소비자의 눈총을 받고 있는 요즘 젊은 대학생들이 나서 사회 문제를 꼬집은 것이다.


▶ 박현수 군은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것에 도전하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고 말했다.(기사와 특정 상품은 상관 없습니다)

다소 무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대학생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과대포장 문제를 공론화 시킨 주인공은 바로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박현수(토목환경공학과 석사과정) 군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고 말하며 우리 대학의 도전과 창조 정신을 사회에 알린 박 군과 이야기를 나눴다.


▶ 박현수 군(맨 왼쪽)이 친구들과 함께 ‘봉지과자 뗏목’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출처 : 뉴시스)

Q : 하루아침에 SNS 스타가 됐습니다.
A : 일요일(28일) 잠실한강공원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주위에 아무도 없었어요. 우리끼리 조용히 건너면 되는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밥을 먹고 오니 언론사에서 취재진 30여 명이 몰려 왔어요. 구경하러 온 시민들도 엄청 많았고 언론사와 SNS를 통해 급속도로 이야기가 전해져 놀랐습니다.

Q : 이런 이벤트를 어떻게 기획하게 되신 거죠?
A : 가끔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과자를 먹는데 항상 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던 중 고등학교 때 친구인 유성호 군이 과자로 뗏목을 만들어서 한강을 건너보자는 제안을 했어요. 이야기를 듣자마자 한번 해보자는 결심을 굳혔고 유 군이 공모전을 통해 만난 장성택 군까지 총 3명이 이벤트를 함께 벌이게 됐습니다.

Q : 과자로 배를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A : 일주일 전쯤 80봉지로 1인용 보트를 만들어서 예행연습을 한 적이 있어요.(이들이 1인용 보트를 만든 영상 역시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번에는 두 명이 타야했기 때문에 봉지 과자 160개를 테이프로 연결했고 이벤트에 쓰인 과자를 사회 복지시설에 기부하기 위해 하우스비닐을 덮어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의 과자 뗏목 작업과 한강사업본부 및 관할 경찰서에 한강횡단 신고를 마친 이들은 오후 4시 40분 드디어 과자 뗏목을 한강에 띄웠다. 유성호 군과 장성택 군은 미리 준비해둔 구명조끼를 입고 과자 뗏목에 타 노를 저었고 박현수 군은 이들 옆에서 보트를 타고 이동하며 안전조치 및 촬영을 담당했다.

이들은 처음엔 과연 900m를 완주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약 30분만에 도착점에 다다를 수 있었다. 친구들 간의 작은 이야기로 시작된 도전이 수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게 만든 순간이었다.


▶ ‘봉지과자 뗏목’은 출발 30분만에 한강 900m 횡단에 성공 했다.(출처 : 한겨레)

Q : 완주를 하는 순간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A : 무언가를 생각했을 때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정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저는 배움에 대한 갈망이 커요. 현재 단국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것도 제 전공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과정이거든요.(박 군은 우리 대학 토목환경공학과 08학번으로 올해 대학을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했다) 부모님, 교수님, 친구들 모두 제게는 배움의 대상인데 이번에는 저 스스로 값진 경험을 통해 행동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Q : 많은 사람들이 몰려 부담스럽지는 않았나요?
A : 다들 저희를 응원해주는 분들이어서 더욱 힘이 났습니다.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확신도 가지게 됐고요. 또한 수상경찰이 오셔서 저희 안전을 지켜주신 것이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만든 이벤트 때문에 정작 수상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피해를 끼칠까 염려 됐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전에 직접 라이프가드를 섭외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철저히 했습니다.

Q :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나요?
A : 이벤트를 벌여 국내 과자업계를 무조건 비판하려는 목적은 아닙니다. 국내 과자업계가 소비자들의 말에 귀 기울여 더 많은 사랑을 받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과자가 많이 수입되고 있는데 가격과 양을 비교했을 때 국산과자에 많이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돈을 내고 직접 과자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국내 과자업계가 알아줬으면 합니다.

박 군은 학업 및 논문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항상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진다고 했다. 남녀노소 직업을 막론하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에 도전한 ‘과자 뗏목 한강 횡단’역시 많은 사람들과 이 문제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 박현수 군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언젠간 다른 행성에 구조물을 세우고 싶다고 했다.

박 군의 꿈은 토목환경공학인 자신의 전공을 살려 언젠간 지구가 아닌 행성에 구조물을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박 군의 꿈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그의 적극성과 의지를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다. 박 군의 당찬 꿈이 현실로 다가와 자신이 세운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는 단국인이 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