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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장수 대학생, 청년사업가 멘토 되다 – 임수환(무역학과 00학번)
분류 피플
작성자 문승진
날짜 2014.11.05 (최종수정 : 2015.04.08)
조회수 10,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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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바리스타 챔피온십 대회 로스팅 부문 우승자는 단국대 3학년 임수환 군입니다”
10월 22일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2014 바리스타 챔피온십(HBC) 대회’ 로스팅 부문에서 우리 대학 임수환(무역학과 00학번) 군이 우승을 차지했다.


▶ 창업지원단 창업동아리실에서 커피 관련 창업을 준비 중인 임수환 군

“1위를 차지하고 기쁘지 않을 사람은 없지만 제게는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우승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힌 임 군에게는 두 가지 특별한 사실이 있다.

첫 번째는 커피 로스팅 분야 입문 2년 만에 정상급 실력을 갖게 된 그의 열정이다. 임 군은 커피관련 전공을 공부한 것도,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으로 HBC대회 우승자 이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놀라운 점은 그가 ‘장수 대학생’이라는 사실이다. 임 군은 2000년에 우리 대학에 입학했지만 아직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동안 그는 건전지를 팔아 청년 인터넷 판매왕에 오르기도 했고 신발 사업을 경영하기도 했다. 무언가를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 성격 덕분에 열정적인 삶을 살게 됐다는 임수환 군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 HBC대회 우승 후 임수환(상장 들고 있는 왼쪽 첫 번째) 군이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Q : HBC대회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A : 감사합니다. 대회에 출전할 때만 해도 실력자들이 많이 나올 걸 알았기 때문에 우승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값진 결과를 얻어 기쁩니다.

Q : 커피 로스팅 부문 우승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 커피 로스팅은 쉽게 말해 원두를 볶는 일입니다. 원두의 종류, 원두를 볶는 시간, 원두 혼합 양, 기온과 습도 등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이 나죠. 이번 대회에서는 주최측에서 제시한 아그트론 값(커피의 색)에 최대한 정확히 맞춰 원두를 볶는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원두는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평소에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미세한 차이도 놓치지 않고 연구한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Q : 언제부터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요?
A : 처음엔 취미였어요. 사실 저는 지금도 커피를 두잔 이상 마시면 밤에 잠을 못 자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에게 제가 만든 커피를 만들어서 주는 것이 좋았어요. 다들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서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었고 커피의 시작은 로스팅이기 때문에 2년 전부터 이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Q : 정식 커피 수업을 받은 건가요?
A : 아뇨. 독학이었습니다. 로스팅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 맛을 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저만의 맛을 찾기 위해 독학을 했습니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기본 기술을 익히고 해외 유명 로스터나 바리스타가 한국에 오면 그들을 찾아가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아쉽게도 로스팅 기술은 비밀로 취급되는 것이 많아 힘이 들었지만 그만큼 저만의 맛을 내기 위해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Q : 독학으로 2년 만에 이런 상을 받게 된 것이 놀랍습니다.
A : 원래 한 가지에 몰두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에요. 2년 동안 정말 커피만 쫓아다녔어요. 만나는 사람들에게 제가 만든 커피를 만들어 주면서 맛을 평가 받고 조언을 구하면서 밤낮 없이 살았습니다.


▶ 임수환 군이 직접 볶은 콩의 향을 맡고 있다


▶ 겉보기에 비슷해 보이는 원두도 임수환 군의 손을 거치면 다양한 커피의 향과 맛이 살아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한다는 임수환 군은 고등학교 시절에도 특유의 집중력으로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학창시절 춤과 음악에 빠져있던 임 군은 반 53명 중 52등을 할 정도로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 그러던 중 수능 6개월을 남기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하루 2시간씩만 잠을 자며 공부한 끝에 수능 백분위 9%에 들 수 있었다.

Q : 단국대에 입학했을 때 정말 기쁘셨겠어요
A : 말도 못할 정도였죠. 책은 쳐다보지도 않던 제가 6개월 동안 공부해서 단국대에 입학했으니 친구들도 못 믿었으니까요. 그것도 예비 19번으로 합격했어요. 처음엔 떨어진 줄 알았는데 입학식 전날 저녁 9시에 합격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직도 그 순간은 잊지 못합니다.

Q : 그렇게 입학한 학교인데 오랫동안 휴학을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가사 휴학을 했어요. 공직에 계시던 아버지가 은퇴 후 사업을 하셨는데 상황이 어려워져서 제가 생계에 뛰어들어야 했거든요. 그때는 무기한 휴학이 가능했기 때문에 학교를 잠시 쉬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당시 음악을 좋아해서 워크맨을 이용했는데 건전지가 많이 소모되는 것에 착안해서 인터넷을 통해 건전지 판매에 나섰어요. 그때만 해도 인터넷 판매가 대중화되기 전인 블루오션이었죠. 이후 자동차 용품을 함께 판매한 덕분에 월 1천만 원 순수익을 올려 2003년 인터넷 판매왕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사업에 뛰어든 임 군은 소형 가전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청년 창업가로 변신했다. 커피에 빠져 로스팅 공부를 하면서도 아버지, 형과 함께 신발 판매 사업을 하는 CEO이기도 했다.

▶ 임수환 군은 2003년 23살의 나이로 인터넷 판매왕에 올랐다

Q : 학교에 복학한 것은 언제인가요?
A : 작년 2학기 때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사업을 하고 있긴 했지만 제가 속해 있는 곳은 단국대였고 청춘이 가기 전에 학교생활을 의미 있게 하고 싶었어요. 복학하면 혼자 수업 듣고 밥 먹고 외로울 줄 알았는데 다행히 조별과제와 창업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만난 후배들이 많아서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Q : 청년 창업가이셨는데 다시 학교에서 창업동아리 활동을 시작하신 건가요??
A : 네. 무역학과 정윤세 교수님께서 단국대 창업지원단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모집하니 지원해보라고 권유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공부하고 있던 커피 관련 사업 아이템을 제출했는데 당선이 됐습니다. 신발 사업은 아버지와 형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저는 현재 창업지원단에서 지원금을 받아 커피 관련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임 군은 자신이 직접 볶은 원두를 판매하는 ‘밀리언 커피(www.millioncoffee.com)’ 인터넷 쇼핑몰을 준비 중이다. 아직 정식 오픈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지인 판매를 통해 2주 만에 매출 백만 원을 넘길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임수환 군은 현재 원두를 판매하는 ‘밀리언 커피(www.millioncoffee.com)’ 인터넷 쇼핑몰을 준비 중이다

Q : 창업 동아리 후배들은 사업 경험이 있는 임수환 군이 있어 든든할 것 같아요
A : 후배들에게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창업 멘토’가 되는 거죠. 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발굴해야 하는지, 창업을 할 때 주의해야할 점, 사업에서 중요한 인맥관리를 하는 방법 등 제가 실전에서 경험한 것들을 하나하나 알려주고 있어요. 이런 노력을 통해 학교에서 창업붐을 일으키고 후배들이 장학금도 받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Q : 본인 사업으로도 바쁠 것 같은데 후배들까지 챙기는 모습이 멋집니다
A : 장호성 총장님 이하 창업지원단장님, 산학 중점교수님께서 학생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학교에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예비 19번이었던 저에게 합격이라는 기쁨을 주고, 오랜 시간 어쩔 수 없이 휴학을 했지만 다시 저를 반갑게 맞아준 단국대에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고 싶습니다.

Q : 사업에 있어서 앞으로 행보는 어떻게 되시나요?
A : 당장 바로 앞에 있는 것은 국내 최대 커피 행사인 '카페쇼'에 나가는 것입니다. 우선 준비는 잘되어가고 있고 단국대학교 후배들, 창업동아리 후배들과 같이 부스를 운영하여 좋은 경험을 하려고 합니다. 산학 중점교수님들, 후배들이 바로 옆에서 함께 걸어주고 있어 현재 창업의 첫발걸음이 너무도 가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