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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행복해 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시나리오 작가 김다현 동문
분류 피플
작성자 문승진
날짜 2014.06.23
조회수 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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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체구에 동글동글한 큰 눈이 인상깊은 앳띤 얼굴.
그녀의 첫 인상은 마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소녀같은 인상이었다. 그런데 유난히 큰 눈망울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체구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묵직하다. 취업, 대학생활등 우리 20대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고민과 생활을 담아낸 그녀의 시나리오에는 현실감이 뚝뚝 묻어나온다.  


▶ 자신이 시나리오를 쓴 영화 '10분'으로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한 김다현 동문

이제 시나리오 수업을 시작한지 갓 2년 남짓한 그녀의 작품이 벌써부터 국내외 영화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편의 작품이 국내외 영화제에 소개되어 현실감이 묻어난다는 호평과 함께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이다. 주인공은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을 졸업한 김다현 동문(스크린라이팅 부문).

그녀의 첫 작품이었던 영화 ‘10분’은 지난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과 KNN관객상을 수상하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2014년 제20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장편영화경쟁부문대상인 황금수레바퀴상과 INALCO 스페셜 페이버릿상을 수상했으며, 제 38회 홍콩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2013년 제39회 서울독립영화제와 2014년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12회 피렌체 한국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두 번째 작품인 ‘새출발’은 올해 열린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JIFF)에서 ‘한국경쟁’부문 대상(JJ스타상)을 수상했다. 124편의 본선 진출작과 11편의 최종경쟁작을 물리치고 대상으로 최종 낙점된 것이다.

이제 시나리오 수업을 시작한지 갓 2년 남짓한 20대 중반의 그녀의 작품이 이토록 영화관계자들과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낸 비결은 무엇일까?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자신이 쓴 작품이 벌써 두편이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소감은?

시나리오를 써본 경험이 거의 없는데다가 짧은 시간 안에 장편 2편을 동시에 진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고생 끝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정말 기쁘다. 교수님들과 동기들, 그리고 영화를 찍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말 감사하다.

Q. ‘10분’과 ‘새출발’은 어떤 내용인가? 어디서 시나리오의 모티브를 얻었나?

<10분>은 PD가 되고 싶지만 집안 형편상 청년인턴으로 일을 시작한 강호찬의 이야기이고 <새출발>은 통폐합 된 국문과 학생인 지현과 혜린이 예기치 못한 일을 겪으면서 함께 횡성과 동해로 가게 되는 로드무비이다.
두 편 모두 감독님의 아이템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10분>과 <새출발> 모두 감독님의 개인 경험에서 비롯된 아이템에 작가인 내가 붙어 이야기에 살을 더하고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

Q. 일반인에게 스크린라이팅이라는 단어는 좀 생소하다. 어떤 분야인지 소개해달라

쉽게 말해 시나리오라고 생각하면 된다. 연출, 시나리오, 프로듀서는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다. 이 때, 시나리오가 스크린라이팅과 같은 개념이다. 

Q. 한국어문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취미생활로 단편을 연출하거나 다른 단편영화 촬영을 돕곤 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취미생활이었고 진로를 영화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4학년이 되어서 국문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국어학을 전공할 생각이었는데 왠지 망설여졌다. 고민을 계속하고 있을 때 친한 학교 선배가 “인생의 대다수의 결정은 이성이 하지만 인생을 뒤바꿀만한 결정은 감정이 한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 말을 듣고 진짜 원하던 일이 뭔지 찾게 됐고 단국대학교에 영화콘텐츠 전문대학원이 생긴다는 말을 듣고 지원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합격했고 그곳에서 여러 경험을 통해 시나리오 작가로 앞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게 됐다.

Q. 주로 어떻게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지, 그리고 시나리오를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나는 주변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대화 속에서 재밌다고 느꼈던 부분들은 메모해뒀다가 다른 재미있었던 이야기나 사건들과 합쳐보는 편이다. 시나리오를 쓸 때 캐릭터의 변화를 중시한다. 캐릭터의 변화가 영화의 주제나 이야기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그리고 어떤 작품을 쓰고 싶은지

지금 쓰고 있는 작품은 멜로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장르에 크게 국한 받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작품이 됐든 누군가 내가 쓴 이야기를 보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추상적이지만 가장 근본이 되는 목표이다.

Q.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1기생으로 알고 있다. 단기간에 여러 성과를 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1기생들이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은 총 3트랙이 있다. 프로듀싱, 연출, 시나리오. 이 세 트랙의 학생들이 한 명씩 모여 졸업 영화 한 편을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상업영화시스템과 닮아있다. 이 과정에서 교수님들로 부터는 배울 수 없는 협업 등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리고 시나리오만 쓰는 것이 아니라 영화촬영 현장에서 스텝으로 참여하고 영화의 후반작업(편집, 녹음 등)에 참여했는데 다른 영화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점이다.
또한 장편영화를 찍을 수 있도록 제작비를 지원하는 것도 단국대만의 특징이다. 현장성이 살아있는 교육과 적절한 제작비 지원이 좋은 결과를 내는데 밑거름이 된 것 같다.

Q. 영화나 시나리오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영화를 만들고 시나리오를 쓰는 일은 분명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분명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원한다면 한 번 쯤 도전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