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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와 오색 자수로 빛낸 혼례 장식 '고이댕기' [석주선기념박물관-이달의 유물㉛]
category 분류 학술
person_book 작성자 가지혜
date_range 날짜 2026.09.10 (수정일 : 2026.09.18)
visibility 조회수 1504

석주선기념박물관(관장 박성순)은 1967년 개관(전신 중앙박물관) 이후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보급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은 약 4만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구글아트앤컬처(Google Arts & Culture)를 통해 전 세계에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과 홍보팀은 공동으로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석주선기념박물관-이달의 유물] 기획 특집 기사를 연재한다. 이달에 소개할 박물관 소장 유물은 『고이댕기』 이다. 

전통 머리 장식인 댕기는 머리카락이 흩어지지 않도록 묶거나 머리 모양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헝겊이나 끈 형태의 머리 장식품〔首飾品〕이다. 한자의 음을 빌려 ‘당지(唐只)’라 표기하였고, 한글로는 ‘당게’ ‘당기’ ‘당긔’ ‘단기’ 등으로 불렸다. 댕기는 머리를 단정하게 유지하는 실용적인 기능과 함께 머리 모양을 아름답게 꾸미는 장식적인 기능을 지녔다. 착용자의 신분과 연령, 머리 모양, 사용 목적과 의례의 성격에 따라 색상과 재료를 달리하였으며, 장식 문양에는 장수·다복·부귀·자손 번창 등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기도 하였다. 

 


▲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고이댕기. 검은 바탕에 모란·학·사슴·소나무 등 길상문양을 화려하게 수놓은 예장용 댕기다.

 

댕기는 용도와 착용 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되며, 그 가운데 고이댕기는 대표적인 예장용(禮裝用) 댕기이다. 고이댕기는 조선시대 이후 서북지역의 관서지방, 특히 평양을 중심으로 혼례나 회갑연 등의 의례에 사용된 예장용 댕기이다. 일반적인 댕기보다 길고 넓으며, 비단 바탕의 양 끝에 화려하고 정교한 자수를 놓은 것이 특징이다.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댕기는 길이가 247.5cm, 너비는 10cm 이며, 검은색 비단으로 만들었다. 댕기의 중앙 부분을 제외한 양쪽 끝에는 서로 다른 문양을 수놓았다. 한쪽에는 모란문을, 다른 쪽에는 소나무·대나무·사슴·학 등으로 구성된 십장생문을 배치하였다. 댕기를 반으로 접어 착용하면 두 가닥의 자수 문양이 각각 바깥쪽을 향하게 된다. 
 

양 끝은 솜을 넣어 원통형으로 말아 뾰족하게 만들고, 그 위를 오색 견사로 수놓은 마름모꼴의 기하문으로 촘촘하게 장식하였다. 끝부분에는 산호와 진주를 달아 화려함을 더하였다. 또한 이 유물에는 작은 진주를 촘촘히 박아 만든 둥근 진주첩 한 쌍이 부착되어 있다.

           

▲ 고이댕기에 수놓인 학·사슴·소나무 등 십장생 문양.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 고이댕기에 화려하게 수놓인 모란과 나비 문양. 모란은 부귀와 영화, 나비는 기쁨과 화합을 상징한다.

 

고이댕기는 반으로 접어 비녀머리에 한두 번 감은 뒤, 양 끝을 어깨 앞으로 길게 늘어뜨려 착용한다. 지름 약 10㎝의 원판에 진주를 촘촘히 박아 만든 한 쌍의 진주첩은 뒷면의 고리를 이용해 댕기에 부착하였다. 착용할 때는 진주첩이 낭자머리 위에 놓이도록 위치를 조절하였다. 
 

20세기 전반 평양의 혼례 사진에서도 고이댕기의 착용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신부는 녹색 반회장저고리 위에 남색 털배자를 입었다. 머리에 커다란 대죽잠과 용잠을 꽂고 색색의 꽃과 보석, 모울사로 화려하게 장식한 족두리를 썼으며, 진주로 장식한 한 쌍의 진주첩을 쪽머리 위에 얹었다. 오색 견사로 수놓은 고이댕기는 비녀머리에 감아 양쪽 어깨 앞으로 길게 늘어뜨렸으며, 뒷머리에는 금박과 보석으로 장식한 도투락댕기를 달았다. 귀에는 귀고리를 착용하고 허리띠에는 은제 오작노리개를 탐스럽게 늘어뜨려 화려하게 성장(盛裝)하였다.

 
고이댕기는 당시 평양 여성들의 화려한 혼례 문화를 오늘날까지 전해준다. 약 2.5m의 검은 비단 위에 수놓인 모란과 십장생, 그리고 진주와 산호에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신부의 행복과 장수, 부귀와 번영을 기원했던 마음​이 함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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