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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연화문 와당(瓦當) [석주선기념박물관-이달의 유물㉙]
category 분류 학술
person_book 작성자 가지혜
date_range 날짜 2026.07.07 (수정일 : 2026.07.08)
visibility 조회수 463

석주선기념박물관(관장 박성순)은 1967년 개관(전신 중앙박물관) 이후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보급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은 약 4만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구글아트앤컬처(Google Arts & Culture)를 통해 전 세계에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과 홍보팀은 공동으로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석주선기념박물관-이달의 유물] 기획 특집 기사를 연재한다. 이달에 소개할 박물관 소장 유물은 『고구려 연화문 와당』 이다. 

와당(瓦當)은 기와의 끝부분을 장식하는 원형 또는 반원형의 장식 기와다. 지붕 처마 끝에서 밖으로 보이는 기와의 앞면이다. 석주선기념박물관에는 중재 장충식 박사가 기증한 적갈색을 띠는 연화문 수막새 기와가 있다. 가운데 볼록하게 솟은 자방을 중심으로 두 줄의 돌출선을 그어 네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에는 연꽃 봉오리와 활짝 핀 연꽃을 함께 배치해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봉오리 아래에는 구슬무늬를 두 개씩, 모두 여덟 개 새겨 장식성을 더했다. 가장자리는 넓고 높게 처리했으며 안쪽에는 기와 몸체와 연결되는 접합 흔적이 남아 있다.

 


▲와당(瓦當)은 기와의 끝부분을 장식하는 원형 또는 반원형의 장식 기와다. 석주석기념박물관에 소장 중인 고구려 연화문와당 

 

연화문은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인도 등 여러 고대 문명권에서 신성한 상징으로 사용됐다. 특히 고대 이집트에서는 태양숭배와 연결되었고, 인도에서는 생명과 재생을 상징하는 신성한 꽃으로 여겨졌다. 고대 이집트의 로터스 장식법에서는 태양숭배와 관련이 있으며, 기원전 3천 년전 고대 이집트의 제4왕조 카프레(Khafre, 서기전 2900∼2750)의 조각상 왕좌에 연화가 새겨져 있음이 확인된다. 
 

인도에서는 기원전 1,500년경 이전에 이미 백련화(白蓮花)가 선주민 사이에 신격화되었으며, ≪리그 베다 Rig Veda≫에서는 인간의 심장과 8엽의 연화를 비유하고 있다. 이와같이 고대 이집트와 인도에서 연꽃은 물, 태양, 재생을 상징하는 공통점을 지닌다. 중국 한나라의 화상석(畫像石)에 새겨진 일월상도에 표현된 8엽의 연화나, 중국·한국·일본의 와당 등이 연화로 장식된 것은 고대 인도에서 유래된 것으로 특히 불교에서 대자대비(大慈大悲)를 상징하는 연꽃은 다양한 형태로 조형되었다.
 

불교에서는 연꽃을 깨달음과 자비, 극락세계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겼다. 《무량수경》과 《아미타경》에서는 극락정토를 연꽃으로 가득한 세계로 묘사하며, 《화엄경》에서도 이상세계를 연화장세계라 표현한다.


▲[왼쪽] 백제 연화문 와당(부여 동남리 출토) [오른쪽] 신라 연화문 와당(경주 영묘사지 출토) 

▲ 고구려에서 시작된 연화문 와당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우리 건축을 대표하는 장식기와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 연화문이 등장하는 시기는 고구려 고분 벽화를 비롯하여 고구려 와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재 박사가 기증한 연화문 와당은 청암리토성이나 정릉사지 등 평양 지역에서 출토되는 고구려 국내성 시기 연화문 와당의 변형으로 고구려 왕실에 의해 불교가 적극적으로 장려되었던 고국양왕대인 5세기 전반경에 제작된 것으로 평양성에서 출토된 연화문 와당과 동일한 유형이다.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강하게 띠고 있는데, 이와 같은 붉은색 기와는 고구려 전시기에 걸쳐 주요한 색깔이었다. 이와 같은 붉은색 와당을 비롯한 적색 계통의 기와가 많이 사용된 것은 고구려 왕실이 중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적색을 왕조의 색으로 선택하였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고구려 와당은 연화문의 판단(瓣端)이 뾰족하여 날카롭고 강한 인상을 주고 있어 대체로 완만하고 장식적인 백제나 신라의 연화문과 차이를 보인다. 고구려에서 시작된 연화문 와당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우리 건축을 대표하는 장식기와로 자리 잡았다. 시대마다 표현 방식은 달라졌지만, 연꽃이 지닌 생명과 재생, 깨달음의 상징성은 오랫동안 이어지며 한국 건축문화의 중요한 미적 요소로 계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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