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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왕실에서 입던 옷” 전통의상학과, 조선시대 제직기술‧직기 복원 성공
분류 이슈
작성자 홍보팀 문승진
날짜 2017.03.22
조회수 7,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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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주(면주), 왕‧왕비가 입던 저고리 등에 사용된 고급 직물
족답식 직기, 문헌‧사진 자료 토대로 100년 만에 실물 ‘부활’

우리 대학 전통의상학과가 전통직물인 ‘토주(吐紬)’의 제직기술과 조선말기 왕실에서 사용하던 ‘족답식 직기(발로 밟아 직물을 짜는 기계)’ 복원에 성공했다. 그동안 전승이 완전히 단절돼있던 토주의 직조기법과 원형이 불분명했던 왕실 직기를 복원함으로써 조선 말기 왕실 문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

박윤미 교수(전통의상학과 연구전담교수) 외 전통의상학과 석·박사 과정 재학생 7명이 복원한 토주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사용된 우리나라 전통직물이지만 산업화 이후 전승이 끊겼다.


▲ 누에고치를 삶아 만든 '풀솜'(왼쪽)과  풀솜을 실로 방적한 '주사'. 굵은 주사(가운데)와 얇은 주사(오른쪽) 등 두께를 조절할 수 있다.

직물 표면에 잔털이 많고 질감이 톡톡하여 옷이 두껍고 보온성이 높은 장점이 있는데 제작이 힘들고 가격이 높았으며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저고리와 치마 등에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박 교수 팀은 국내외 문헌과 실물 자료를 조사, 분석하고 실험을 거쳐 복원에 성공했다.

토주는 3단계에 걸쳐 완성이 된다. 우선 누에고치를 삶아 실크솜인 ‘풀솜’을 만든다. 2단계는 이 풀솜을 실로 방적하여 ‘주사’를 만드는 것이다. 일반 실크실은 누에고치를 삶아서 끊어지지 않는 기다란 실을 뽑아내는 것에 비해 ‘주사’는 누에고치를 삶아 솜으로 만든 후 다시 솜을 꼬아서 실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실 표면에 독특한 꼬임이 생기기 때문에 토주 제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주사를 직물로 만들면 마침내 ‘토주’가 되는 것이다.

박 교수 팀은 이 토주를 이용해 우리 대학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6세기 토주저고리를 복제하는 데도 성공했다. 복원된 토주를 천연염색한 후 저고리 바느질을 통해 토주저고리를 완성했다.


▲ 복원된 토주 제직기술을 바탕으로 제작한 16세기 토주저고리 복제품.


박 교수는 “토주의 톡톡한 느낌은 목화솜으로 실을 만들어서 짜는 무명과 비슷하지만 실크이기 때문에 무명보다 윤이 나고 질기다”고 했다.

이와 함께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 직기 부속 일부를 토대로 4종광 족답식 직기를 100여년 만에 부활시켰다. 발판을 밟아 직물을 만드는 4종광 족답기는 현재 민간에서 사용되지 않고 온전하게 남아있는 유물도 없다.


▲ 100여년 만에 부활한 4종광 족답식 직기.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 직기는 종광, 종광판, 바디 등 주요부속품이 없어 세부구조와 작동원리를 확실히 알 수 없었다. 박 교수는 문헌과 국내외 유사 족답기의 비교 분석을 통해 손실된 부속품을 복원할 수 있었다. 김동귀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이 직기 제작에 참여해 정교한 족답기가 완성 됐다.


▲ 토주 제직기술과 족답식 직기 복원 연구를 이끈 박윤미 교수(전통의상학과)


박 교수는 “일반 족답기는 답판이 2개여서 평직만 만들 수 있지만 복원에 성공한 족답기는 답판을 4개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단한 무늬까지 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또한 “왕실에서 사용한 직기를 복원했기 때문에 조선 말기의 왕실 직물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