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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는 호기심, 동력은 열정 - 나노바이오소재 석학 최진호 교수
분류 피플
작성자 홍보팀 이현주
날짜 2021.08.18
조회수 5,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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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바이오소재 분야의 세계적 석학, 우리나라에 나노과학을 전파한 선구자, 국가 최고의 과학기술인들이 모인 학술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학술 발전에 현저한 공적을 가진 과학자를 지원하는 국가 기관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우리 대학에서 석좌교수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진호 교수를 말하는 다양한 수식어들이다. 정년을 훌쩍 넘기고도 끊임없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연구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불태우는 최진호 교수를 만났다.

서울대학교 교수로 24년간 근무한 후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로 제자 양성과 연구 활동을 이어가던 최 교수는 지난 2019년부터 우리 대학 석좌교수로 부임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학부 시절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석사과정까지 마친 후 기초과학, 특히 화학 분야의 현상과 원리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일본 동경공업대학을 거쳐 독일 뮌헨대학교로 건너가 무기화학 전공 박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물 분해에 의한 수소 생성 촉매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다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존 굿이너프(John Bannister Goodenough, 2019년 노벨 화학상 수상) 교수를 만나 수학하기도 했다.


▲ 최진호 교수 연구팀(앞줄 왼쪽부터 유승진 학생, 최진호 교수, 박시은 학생, 뒷줄 왼쪽부터 박혜연 연구원, 최고은 교수, 니리찬 사노즈 레지놀드 초빙교수)

최 교수는 공학ㆍ화학ㆍ물리 등 호기심과 관심에 따라 새로운 분야에 접근하고 연구하며 학문의 융합을 통해 발생하는 시너지를 깨닫게 됐다. 90년대 초반 국내에 나노과학을 처음 소개한 후 1996년 한국 최초로 나노국제학회를 개최하기도 한 그는 나노과학과 생명과학, 화학, 정보기술을 접목해 ‘나노 DNA 코드’를 개발했다. 농ㆍ축ㆍ수산물에 나노 DNA 코드를 심어두고 정보를 읽어 원산지를 판별하거나 국내산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로 당시 크게 화제가 됐다. 이처럼 융합 연구를 통해 굵직굵직한 우수 연구 성과를 쏟아내며 제7회 대학민국 과학상, 대한민국 과학기술 1등급 훈장 ‘창조장’,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과 프랑스 정부에서 아카데미 기사장을 수상하고, 영국 왕립학회에서 ‘Award of Fellow of the Royal Society of Chemistry(왕립학회 석학회원)’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중국 칭다오 대학 명예원사, 일본 동경공업대학 특임교수로 초빙되어 활동하고 있다.

최진호 교수는 우리 대학에 부임한 후에도 활발한 활동으로 우수한 연구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지능형 나노하이브리드 물질 연구 실험실’을 운영하며 국내외 공동연구기관과 다수의 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다. 그의 연구팀에는 최고은 교수와 니리찬 사노즈 레지놀드 (NIRICHAN SANOJ REJINOLD) 초빙교수, 박혜연 연구원(이상 조직재생공학연구원)과 우리 재학생 박시은, 유승진 학생(이상 화학과 4년)이 함께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시중에 유통되는 약품을 스크리닝해 코로나 19 치료 효능을 가진 약품을 찾아 검증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약을 개발하고 효능을 검증하고 독성과 부작용 검사를 하는 데는 많은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에 허가받은 약품 중 효능을 가진 약품을 찾아내 코로나19 치료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최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통해 최근 3년간 24편의 SCI급 논문을 게재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9월 스웨덴에서 개최된 ‘webinar on materials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온라인 컨퍼런스에 참가해 학술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The Clay Minerals Society(클레이 광물 학회)’에서 독창적인 연구 발표로 클레이 과학에 큰 공로를 세운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학술상인 ‘Bailey Award(베일리 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 최진호 교수가 ‘지능형 나노하이브리드 물질 연구 실험실’에서 팀원들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지칠 줄 모르는 연구 활동에 대한 비결을 묻자 최 교수는 ‘열정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헤겔의 말을 인용하며 연구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만 가지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원 자택과 서울, 천안 연구실을 오가며 연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도, 후학을 양성하고 연구하는 일이 오히려 에너지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그 에너지가 더 큰 열정을 불태우며 다시 연구와 후학양성에 쓰이는 선순환을 오랫동안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끝으로 최 교수는 연구자 스스로 국가와 자신의 커뮤니티에 기여하겠다는 소속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꿈을 키워나가면 좋겠다고 말하며 후배 연구자들을 격려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꿈을 묻고 동기를 부여해주는 스승이 필요하다는 것과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색깔 있는 연구 그룹을 육성하고 투자하는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도 덧붙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연구진을 보강하며 속도감 있는 연구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췄다. 50여 년이 넘는 세월을 학문과 연구에 매진해 온 74세 최진호 교수, 그의 호기심과 열정에는 정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