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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시차와 국경 뛰어넘은 ‘인재 사랑’의 인연
분류 발전기금
작성자 홍보팀 문승진
날짜 2015.10.06 (최종수정 : 2015.10.08)
조회수 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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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키 가즈꼬 여사에게 기념강의실, 학위기 증정 등 답례
특강 때 약속대로 해마다 단국인 3명씩 일본유학 지원키로

지난 9월 26일 장호성 총장과 김병량 교학부총장은 일본 교토를 방문하여 호소키 가즈꼬(細木數子. 77세)를 만났다. 지난 8월에 있었던 호소키 여사의 우리 대학 방문에 대한 답례 차원의 만남이었다.

이 자리에서 호소키 여사는 지난 8월 23일부터 2박3일의 일정으로 치러진 방문 행사에서 얻은 기쁨을 여러 차례 토로했다. 그리고 즉석에서 호소키 여사는 1,000만 엔(한화 약 1억 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호소키 가즈꼬 여사(가운데)가 장호성 총장(왼쪽)과 김병량 교학부총장(오른쪽)에게 대학 발전기금 1,000천만 엔(한화 약 1억 원)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했다.

“지난 8월에 단국대를 방문해서 느낀 감격이 너무 커서 이런 식으로 라도 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요. 저의 후원을 받은 학생들이 교수가 되어 훌륭한 인재로 활약하고 있고, 또한 저의 작은 정성을 이처럼 단국대가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데 감격했습니다. 앞으로도 해마다 장학금을 보낼 테니 단국대가 알아서 훌륭한 인재를 키우는 데 활용해주길 바래요.”
호소키 여사는 새로운 장학금 기부의 감회를 이렇게 밝혔다.

호소키 여사와 단국대의 인연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양명학의 권위자인 야스오카 마사히로(安岡正篤) 선생의 부인 호소키 가즈꼬(細木數子)여사는 1983년 별세한 야스오카 선생의 장서를 기증할 곳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단국대가 ‘퇴계학 연구소’를 설치하고, 중앙도서관의 이름을 ‘퇴계기념중앙도서관’으로 명명하는 등 퇴계 선생의 학덕을 기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호소키 여사는 바로 우리 대학에 기증의사를 전해왔다.


▶호소키 가즈꼬 여사가 지난 8월 우리 대학 퇴계기념중앙도서관을 방문해 30년 전 자신이 기증한 장서를 살펴보고 있다.

1985년 야스오카 선생의 장서 1만400권이 우리 대학 퇴계기념도서관에 입고되었다.
“양질의 도서를, 그것도 기증자가 자신이 돈을 내서 일본에서 한국으로 보내준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결심이 아니죠. 기증식도 갖지 않고 한국에 오질 않는다고 해서 내가 찾아갔습니다.”

장충식 이사장은 호소키 여사와의 인연을 이렇게 회상했다. 도서 기증자에 대한 예의를 차리고자 만든 방문이지만 그 때도 호소키 여사는 오히려 새로운 제안을 했다.

“장충식 총장님이 이렇게 작은 일들에 예의와 성실을 다하시는 게 감동스럽습니다. 총장님의 교육철학이 실현되는데 힘을 보태고 싶어요. 앞으로 총장님이 추천하는 유학생들에게 제가 장학금을 지원할게요.”

이렇게 시작된 장학금 지원은 1986년부터 시작되어 5년 여간 3억5천 여 만원에 이르렀다.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일본에 유학한 학생, 연구 목적으로 연수를 떠난 교수들까지 모두 24명이 혜택을 받았다. 호소키 여사의 우리 대학에 대한 후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장충식 당시 총장이 자매대학인 미국 사우스 오레곤 대학과 한국학의 세계화를 위한 전초기지로 오레곤주 애쉬랜드시에 동양학연구소 분소를 설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2억 원을 기증했던 것.  

호소키 여사는 30대에 이미 자수성가에 성공한 여성 실업가였다. 특히, 남편의 영향을 받아 양명학, 산명학(算命學), 주역(周易) 등을 연구해 일본 최고의 역학자로 국민적 인기를 받고 있다. 그녀가 펴내는 역술책들은 1년에 백만권을 넘게 팔리고, 누적 판매부수가 1억권을 넘어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한때 건강을 상해 몇 년간 공개 활동을 중지하기도 했지만 현재 일본 교토를 중심으로 강연, 상담, 저술 및 부대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며 야스오카 마사히로 선생 기념 공원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호소키 여사는 고인의 장서가 단국대에 보관되어 있음을 상기하고 그동안 끊겼던 연락을 되살리게 된 것이다.

남편인 야스오카 선생의 장서가 잘 보관되고 있는지 확인을 하고픈 바램을 전해들은 장충식 이사장은 “우리 대학이 1992년에 호소키 여사에게 수여한 명예 박사학위를 이번에 잘 마무리하고, 30년 전에 베푼 후의에 우리가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으며 이를 기억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도록 하자”고 대학에 당부했다.

이에 따라 김병량 부총장을 중심으로 호소키 여사에 대한 명예박사학위기 수여식을 갖고, 기념 강의실 및 호소키 여사 장학금 수혜자들의 선물 증정 등이 준비되었다.

지난 8월 23일, 호소키 여사는 야나기모토(柳本卓治) 참의원 의원, 이시카와 고문 변호사, 친척 등 일행을 대동하여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30년 만에 장충식 이사장과 호소키 여사의 감격적인 재회가 있었다.


▶장충식 이사장(왼쪽)과 호소키 가즈꼬 여사가 지난 8월 23일 김포공항에서 30년 만에 재회했다.

뒤이어 지난 1992년에 수여한 명예문학박사학위가 호소키 여사의 방한 일정 지체, 이어진 건강 악화로 정식 행사를 갖지 못한 점을 고려해 ‘학위기 수여식’을 새로 거행했다. 호소키 여사와 야나기모토 의원의 특별강연이 열린 국제관에서 우리 대학은 ‘호소키 강의실’ 명명식을 가졌다. 호소키 여사의 지원을 후학들도 알 수 있도록 국제관 101호 강의실을 호소키 강의실로 지정하고 명판을 새긴 것이다.


▶호소키 가즈꼬 여사 명예문학박사 학위기 증정식 모습


▶우리 대학은 호소키 가즈꼬 여사의 대학 지원과 인재 양성의 뜻을 알리고자 국제관 101호를 ‘호소키 강의실’로 명명하고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호소키 여사는 “제가 건강이 나빠져 단국대와 연락이 끊기고 이렇게 긴 세월이 흘렀지만 단국대에서 저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정말 고맙고, 감동을 받았다”며 “앞으로 일본으로 유학 오는 단국대 학생, 졸업생, 교수 등 매년 3명씩 선발하여 장학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호소키 여사는 또 “일본과 한국은 우정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사이”라며 “단국대의 젊은이들이 분발하여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달라”고 당부했다.

강연에 이어 ‘호소키 장학생’들과의 재회, 넥시아 융복합의료센터 방문, 도서관과 박물관 방문, 환영 만찬 등이 이어졌다. 호소키 여사는 자신이 단국대와 단국인에게 보낸 우정이 어떻게 대학의 성장으로 이어졌는지 직접 확인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아쉬운 이별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한 호소키 여사는 장호성 총장과 김병량 부총장을 일본으로 초대했다. 이렇게 이뤄진 재회에서 호소키 여사는 새로운 장학금 지원을 제안했다. 30년의 시간과 국경을 넘어선 우정과 인재에 대한 애정은 오히려 더욱 새로운 열매로 거듭나고 있다.